어둡고 습한 기계실, 크림색 페인트로 칠해진 크지도 작지도 않은 기계들이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멈추지 않고 돌아가고 있다. 거기에는 검붉은 색으로 번호가 매겨져 있다. 하지만 모든 기계들은 같은 일을 한다. 번호는 기계가 고장나거나 죽었을 때 필요하다.
나의 일은 댐의 수위에 따라 레버를 조정하는 일이다. 쉬는 날은 없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얼마전에 이혼한 와이프의 친구가 이곳에 방문한다.
그녀의 몸매가 또렷히 기억난다. 나는 오전부터 발기되어 있다. 이 어둡고 습한 기계실의 방수처리된 바닥에 그녀를 눕히고 말 것이다. 그리고 아마 난 레버 조작을 잊을 것이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녀에게 전화를 했다.

-갑작스럽지만…오늘 오지 말아 주세요
-왜 그러시죠?
-제가 뭔가를 망가뜨릴 것 같아요
-…
-전 사실…
-…4시에 뵐게요

4시가 되어 문쪽을 쳐다 봤을 때 그녀가 서있었다. 더 이상 불안하진 않았다. 우린 말없이 서로를 끌어 안았다. 이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고 있었다. 내가 그녀에게 파묻혀 그녀의 여러가지 냄새로 정신을 잃어갈 때 경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조작해야할 레버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지만 그녀에게 점점 더 달콤한 냄새가 났다.

-도대체 원하는게 뭐야 헉헉…
-하아…하아…
-댐이 무너지는 거라도 보고 싶었던 거야? 헉헉…
-보…보고…싶…하아…하아…
-좋아 그럼 이제 보라구 모든…헉헉…
-모든…모든게…헉헉…
-하아…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