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겨울

긴 겨울이다. 이곳의 날씨는 소문대로 정말 끔찍하다. 긴 겨울이 끝나고 오는 봄을 아무도 봄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것을 두번째 겨울이라고 말한다. 3개월간 살얼음이 녹지 않고 소름끼치도록 차가운 비가 내린다. 늘상 젖기 때문에 차라리 눈이 내리길 바라게 된다. 하지만 비가 올 뿐이다.
벌써 3시다. 사무실로 돌아갈 바에야 차라리 교통사고라도 내는 건 어떨까.

-여기 데킬라도 있나요?
-네, 뭘로 드릴까요?
-패트론이 있으면…
-없습니다
-아무거나 주세요

이곳 사람들은 데킬라를 마시지 않는다. 난 연거푸 몇잔을 마셨다. 옛 생각이 난다.
우린 해변을 걸었다. 해질 무렵 데킬라를 마셨고 그녀의 몸에 키스했다. 따뜻한 햇살과 상쾌한 바람과 바다냄새…따뜻하게 그을린 그녀의 피부에서 잘익은 레몬맛이 났다. 나는 그녀의 겨드랑이를 핥았고 그녀의 미소는 태양처럼 빛났다.

-전…
-?
-전 남쪽에서 살았습니다
-…
-이곳이 아닙니다…
-손님 취하셨는데 이제 그만…
-이건 제가 아닙니다…
-그건 좀 말이 안되는 것 같군요

나는 의자를 넘어 뜨리며 차가운 빗속으로 도망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