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한 청년

 

술집에서 시비가 붙은 청년
덩치들에게 끌려다니며 구타를 당한다
쓰러진 청년의 얼굴에서 눈코입이 분리된다
젖은 수건으로 배를 감싸 야구 배트를 휘두른다
모든 내장이 폭발한 듯 청년은 낯선 비명을 지른다

정강이와 종아리 가득 사시미가 박혀서
두 다리는 금방이라도 세로로 조각날 것 같았다
태아 같은 얼굴로 너덜거리는 다리에서 칼을 뽑고
찢어진 뼈와 살을 어루만지고 있는 청년의 얼굴은
피를 너무 흘려 투명해져 있었다

그 후로 매일 하나씩 잊었다

너무 건조하고 바람도 없고
뱃속에 딱지가 졌고 마른 혀는 부서졌고
작은 새가 그립지만 늙은 개만 울부짖던
봄인지 가을인지 모를 어떤 날

식물은 죽음을 반복할 뿐이라는
불운했던 청년의 고백은
낯선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