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의 10개월

 

안토니오의 10개월 6page 2012

나는 우리가 얼마나 한정된 정보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흔히 우리는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낡은 표현이긴 해도)라고 표현하고 또 그러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우리가 접하고 관심 갖는 정보의 대부분은 미디어나 타인에 의해 선별된 정보에 불과하다. 이것은 우리가 정보를 얻는 주체라는 믿음에 반하는 개념이며, 마찬가지로 전 세계와의 온라인 상태라는 환상 역시 실은 몇몇 경제적, 문화적 강국들을 향한 한정된 접속 상태에 불과하다. 우리는 결코 월드 와이드 웹을 헤엄치고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그러한 정보의 부재나 소외된 정보에 대해 말하기보다는 우리가 주체적으로 어떤 정보나 대상에 접근할 때 발생하는 사건에 집중하려 했다. 나는 그것이 이해와 오해의 공존에 대한 이야기가 될 거라고 예상했고 실제로 그랬다.
프로젝트 수행 방식으로는 기존의 스페인에 대한 사전적 정의나 미디어에 의해 생성된 이미지를 가급적 피하고 스페인에 대해 아무것도 정의내리지 않고 정의할 필요도 없는 개인의 시선에 시선을 맞췄다.
나는 SNS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열심히 기록하는 스페인 친구를 찾아 헤맸다. 트위터를 뒤진 것까지 포함하면 300명 이상의 스페인 친구들을 체크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친구신청을 거부해서 접근조차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던 중 운 좋게 안토니오(가명)를 찾았고 그의 모든 포스팅을 꼼꼼히 체크했다. 프로파일 분석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되거나 재미있는 사건들을 선택, 배치했다. 선택과 재배치를 통해 한 개인의 일상을 점이 아닌 선적인 개념, 일종의 시퀀스로 놓고 볼 때 보이는 것을 찾으려고 했다(우연히도 최근 페이스북에는 타임라인이라는 기능이 도입되었는데 그것은 개인의 일상과 삶에 연속성의 의미를 부여하려는 시도처럼 보인다).
작업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안토니오의 사진첩에 있는 사진을 그대로 사용했고 말풍선 안의 대사는 답글이나 게시물에 있는 글을 그대로 사용했다 (번역기의 한계로 자연스럽지 못하거나 오역인 글들 중 재밌는 문장들을 선택했다).
내가 한 것은 단지 선택과 배치, 나레이션 그리고 오해와 이해였다.
내가 상상해서 그린 장면은 5페이지의 bar 장면과 마지막 페이지뿐이다. bar 장면은 텍스트와 뉴스 링크밖에 없는 게시물이었기 때문에 그가 친구로 추가한 bar 바르셀로나(가명)의 이미지를 검색해서 사용했고(거의 그려지지도 않았지만) 마지막 페이지는 안토니오가 100장도 넘는 사진을 찍었던 바르셀로나에 눈이 온 날의 사진첩에 아쉽게도 개와 안토니오가 함께 찍은 사진이 없었던 사실이 떠올라 둘의 모습을 그려 넣었다.
한정되고 불명확한 정보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 진행 중 나는 때때로 안토니오를 이해하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꼈는데, 그로 인해 프로젝트의 방향이 조금 수정되기도 했다(예상보다 많은 것들이 보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안토니오에 대한 나의 이해가 오해로부터 출발했고 오해로 끝났다 하더라도 그것은 모든 관계에 존재하는 소통의 형태가 그렇듯이 이해와 오해의 구분도 명확하지 않고 일방향적인, 보통의 이해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이해와 오해의 공존을 이해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가 미디어나 타인에 의해 선별된 한정된 정보 안에서도 주체성을 잃지 않고 진정한 의미의 정보의 바다를 헤엄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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