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 질 녘

 
언젠가 우리가 아주 아주 젊었던 어느 해 질 녘
온종일 뛰어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흘릴 땀이 충분하다는 사실에 감동하여
이대로, 이대로 시간이 멈추기를 간절히 바랬지만
결코 시간은 멈추지 않았다
그날 이후 우린 병들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그 해 질 녘에 우리는
간절히 죽음을 기도해버린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병들기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