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밭

 
성성하게 펼쳐진 코스모스밭에서
노모는 화장 대신 매장이 좋겠다고 한다

코스모스밭 한가운데 정자에는
교복 입은 연인이 서로를 맛보고 있다

장가 못 간 아들은 낫을 들고 기다렸다
아픈 아내처럼 창백한 달을

멀리서 잿빛 바람이 불어오지만
예리한 햇살은 먼지 하나 놓치지 않았다

노모와 소녀의 순결을 위해
코스모스밭에는 풀 비린내와 낫 한 자루만 남았다

끝나버린 여름의 풍경처럼
공평한 미래의 풍경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