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시

어제는 세수할 기운조차 없었다
솜털 같은 힘은 죽음을 상상하며 흩날렸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살아있기에
화가는 커다란 시를 쓰기로 한다

하지만 시를 끝내는 법을 모르는 화가는 시에 대한 찬사만 끄적일 뿐
‘손톱만 썩어도 손가락을 자르리, 그것이 시인의 전략이다!’

샤워를 하고 나와 구겨 버린 스케치
무력감에 살균된 세상 가장 깨끗한 시인